성공적인 엔젤투자의 길라잡이
펀딩포유
2025.03.26
이번 지면에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꼭 확인해야 할 9가지 중 여덟 번째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7가지도 무척 중요한 요소이지만,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데 있어 특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수익 창출 능력입니다. 수익 창출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회원수가 많고 기관 투자 유치에 성공했더라도 기업 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해 사업이 망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최종 결과는 결국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판단됩니다. 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요. 상장 주식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결정할 때 일반적으로 '상대가치 평가법'을 사용합니다. 기업의 수익을 기준으로 해서 주가 수익 비율을 적용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매출이 100억이고 수익이 그중 10%(10억)일 때 주가 수익 비율 10배로 계산하면 기업의 가치가 100억이 되는 방식입니다. 이같은 계산법만 보더라도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지표로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 후 멋진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을 투자자에게 어필해 회원을 모았다고 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사업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수익이 없다면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도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시적인 자금 조달이나 금융 기관 대출을 통해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 나갈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행위조차도 자금을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자금을 창출해 낼 능력이 없다면 결국에는 투자 유치에도 실패하게 되고, 상환할 능력이 없어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져 사업이 쇠퇴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나 사업을 할 때 수익 모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 없이 단순히 어깨너머로 투자를 배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투자를 검토하여, 어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고 있거나 혹은 매출이 몇십, 몇백억이 되면 '괜찮은 기업'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하는데요. 이는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먼저, ①사람을 투입해서 매출을 만들어 내고 더 높은 매출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전망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투입한다는 것은 많은 인건비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업무의 노하우나 경험이 '사람'에 집중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은 점점 나이가 들고 결국에는 은퇴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직원을 뽑아 기존 직원의 노하우를 새 직원에게 전수해야 하지요. 이때 새로 온 직원이 전임자만큼 일을 잘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컨설팅 분야가 있습니다. 컨설팅은 특히 사람(개인)의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래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로 컨설팅을 하다 소속된 조직을 벗어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개인 사업을 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분야의 경우 인재를 많이 양성하면 할수록 시장에 경쟁자를 늘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맥켄지 컨설팅' 같은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들은 이같이 개인에 집중되는 노하우를 조직화 해 조직이 노하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기업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맥켄지 컨설팅의 경우에도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클지 모르지만, 기업의 가치를 평가 할 때는 매출에 대비해 주가가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대표 분야로는 IT 용역 서비스가 있습니다. 대부분 용역서비스는 수주가 들어오면 인력을 파견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용역 서비스는 사람으로 매출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출 또한 용역 서비스를 통해 벌어 들인 수익을 용역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급여로 지급하고, 회사는 약간의 이익을 남기는 데에 그치게 됩니다. 그래서 IT 용역 서비스는 수주로 돈을 벌기는 쉽지만 비즈니스 자체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매출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 좋은 회사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매출 구조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②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플랫폼은 시장에 많은 참여자들을 모아 놓고 그곳에서 거래가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소정의 중개수수료를 수익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최근 '배달의 민족(배달)', '당근(중고거래)' 등 각 시장에 특화된 다양한 플랫폼들이 많습니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플랫폼은 거래 금액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주요 수익 모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 배달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에 많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거래 금액이 높지 않은 시장의 비즈니스라면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거래 금액이 높아도 수수료로 매출을 만들어나가는 비즈니스라면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을 검토 하다보면 거래 금액을 매출로 집계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은 거래 금액은 크지만 이익률이 아주 낮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출은 거래 금액이 아니라 거래에서 발생한 수수료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저조한 수수료 매출을 그럴 듯 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수수료가 아닌 거래 금액을 매출로 집계하는 편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플랫폼이 단순히 중개 수수료를 발생시키는 것만으로 수익 모델을 만든다면 그 기업은 투자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위해 많은 거래를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 그보다 더 많은 노력과 인력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백 명의 관계자를 활용해 거래 금액을 몇 백, 몇 천억으로 키워 내도 수수료만을 매출로 책정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에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후에 사업이 성장하고 거래가 활성화 되었을 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낸다면 기업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이 있습니다. 중고 거래 시장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당근'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었을 때 진정한 지역 플랫폼이 나왔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열광했었습니다. 그러나 '당근'은 초기에 많은 투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지도 않고 계속해서 적자 상태였습니다.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고 거래를 한 것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애매했고, 다른 중고 플랫폼들처럼 자체적인 페이를 만들어 PG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진행 한다 해도 그 자체를 수익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회원수는 늘어나고 플랫폼은 점차 확장되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당근'이 100억대가 넘는 흑자를 내는데 성공 했습니다. 바로 광고 수익 모델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회원수가 늘어나는 것을 기반으로 지역 광고를 활성화 해 '당근'이라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최적화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처럼 단순히 중개 수수료만으로 매출을 올리는 플랫폼은 수익 모델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③구독 서비스입니다. 제품 판매로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는 제품을 판매해 일시금을 받으면 매출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고객을 모집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새로운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격이지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일 제품을 만들어 그 제품을 희망하는 고객을 찾아 계속해서 신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면 일시적인 매출은 커질지 몰라도 지속적인 매출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많은 기업들이 구독 모델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구독 모델은 '제품'과 제품에 들어가는 '서비스'가 결합된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독은 렌탈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차이점 또한 존재합니다.
구독은 특정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 자체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회사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제품에 하자가 발생 하면 관련된 모든 부분을 기업에서 처리 합니다. 이때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제품 구성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은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능 뿐만 아니라 제품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부가 서비스까지 고객에게 제공하게 되며, 고객은 구독료 납부를 통해 생활에서 필요한 특정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렌탈은 제품의 소유권을 기업이 가진 채 고객에게 사용권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해 제품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기업은 제품 관리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제품을 소비자가 가져갈 수도 있지요. 추가로, 비슷한 할부의 경우에는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우선 넘어간 후 기업에 금액을 분할해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요즘은 렌탈보다 구독 서비스 모델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소유하기 보다 이용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에게도 장점이 됩니다. 소비자가 일회성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일 때는 제품 거래가 끝나면 소비자와의 관계도 끝이 나지만 구독은 지속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면 계속해서 판매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에 소프트웨어를 구현해 놓고 월 구독료 지불 방식을 통해 사용하게 하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습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사스 플랫폼들은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한번 확보해 놓은 고객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이 유입 될 때마다 거래가 꾸준히 쌓여 계속해서 매출이 늘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기업이 사업 비용을 줄이기만 한다면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입니다. 투자 검토를 하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사업 모델 중에는 ④획기적인 기술이나 부품, 소재 등을 가지고 투자 유치를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처럼 기술을 가진 기업이 대기업에 부품이나 제품을 납품하는 모델을 가장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독자적으로 사업을 일으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지 불확실 하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이 처음에는 기업의 제품을 사용 하다가도 정책이 바뀌거나 대기업 내에서 신제품이 발명되면 기존에 납품 받던 제품을 사용하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처음에는 대기업 납품으로 인해 매출이 급증했다가 대기업의 상황 변화에 따라 기업의 매출도 하락하게 될 수 있습니다.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대기업과 거래 한 후 오히려 어려움에 봉착하는 사례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은 주로 대기업에서 M&A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이 가진 독보적인 기술이 대기업의 사업에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기업을 인수해버리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특정 기술만을 앞세운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해서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시장에서 아주 핵심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찾아와 사용을 원하는 제품이라면 기업의 가치는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처럼 부품이나 소재, 장비 등을 가진 회사들은 기업 스스로가 시장을 만들고 시장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영업 마케팅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즉 영업력을 가지고 있을 때 기업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지면에서는 대표적인 수익 모델들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비즈니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 되고 있기 때문에 수익 모델 또한 다채로운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업의 수익 모델이 ①고객 한명을 확보하면 이 고객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판매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지 ②그 매출을 일으키는 데 있어 사람이 투입되지 않고 자동화를 통해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인 지 ③수익 모델을 다른 시장에서 사용했을 때도 동일하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지(확장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입니다.
즉 기업의 수익 모델을 확인 할 때 단순히 매출 금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수익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렸습니다. 다음 지면에서는 마지막 9번째인 '엑싯 플랜'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필승인
2025.03.27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