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경쟁력'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한정된 시장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경쟁이 생기게 됩니다. 창업자는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요소는 대표적으로 핵심 역량,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 확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할 때 꼭 확인해야 할 9가지 중 여섯 번째인 '창업자'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사업은 시장의 문제를 발견한 사람이 혼자서 또는 동료들을 모아 팀을 결성해 창업을 하며 시작됩니다. 미국 벤처캐피탈 통계에 의하면 1인 창업자보다 여러명이 팀을 이뤄 창업을 하는 경우의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아, 미국의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1인 창업자보다 '창업 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팀을 이뤄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거나, 각자가 하고 싶은대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팀이 깨지게 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상장 주식 투자는 이미 상당한 규모로 성장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라면 기업의 내용 분석이나 보고서 작성, 기업 홍보 측면에서 대표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기업의 대표를 만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반면 스타트업 투자는 직접 창업자를 만나 사업 내용을 들어보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 볼 기회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창업자를 만났을 때 투자자는 창업자의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할까요?
벤처캐피탈이나 액셀러레이터에게 기업에 투자 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을 본다'고 대답합니다. 사람의 어떤 부분을 봐야할 지 모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창업자의 학력을 확인합니다. 명문대 출신이거나 기술 전문 대학 출신의 사람이라면 뭔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사업을 더 잘 할 가능성은 높겠지만 실제 투자 결과는 출신 대학에 따라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창업자를 볼 때 중요하게 확인 해야 할 요소는 대표적으로 4가지가 있습니다. 

①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
동기를 물어보는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가 어떤 여정을 통해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그 스토리를 알기 위해서 입니다. 학교를 다닐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다녔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창업을 하게 되었는 지에 대해 전체적인 과정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창업자가 시장의 문제를 발견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사실을 발견 한다면 그 창업자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창업자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볼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창업자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을 한 것이라면 조금 다른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사업의 좋은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통해 일정 수준만큼의 돈을 벌게 되면 그때부터 창업자는 왜 사업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목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사업은 방황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질문을 통해 투자자는 창업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고, 어렸을 때는 어떤 사람이었고, 현재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사업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창업자가 가진 배경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창업자가 팀이라면 이 팀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확인해야합니다. 혼자였던 창업자가 자신의 비전을 바탕으로 팀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그 비전에 공감해서 함께 창업하게 된 사람들인지, 이미 돈독한 관계였고 우연한 기회로 함께 창업을 하게 된 것인지, 혹은 어떤 목적으로 함께 창업을 시작하게 된 것인지 등 팀의 배경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확인하는 것은 창업자나 그 팀이 내면에 가진 가능성, 문제의식, 성공에 대한 열망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② 창업자가 가지고 있는 사업에 대한 비전
이 질문을 통해 창업자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지, 그냥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인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대표님이 이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을 했을때, 대부분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할 뿐 이 사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답을 한다고 해도 이 사업이 가진 문제가 해결되어 우리 회사가 큰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정도로 대답할 뿐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비전이란 무엇일까요?

비전이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내가 정말로 이루고 싶어 하는 미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되고자 하는 미래이기 때문에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묘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상상이 아니라 기업 가치, 직원 수, 회사 각 층에 있는 것들과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 등까지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를 묘사할 수 있는 것은 상상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상상이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③ 사업을 꼭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
열망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희망하는 것을 계속 하게 만드는 불씨 같은 존재입니다. 열망이 약하면 어느정도 꿈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러나 큰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내면에 있다면 창업자는 끊임없이 도전하게 됩니다. 열망은 마치 에너지원 같은 것입니다. 이런 열망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사람은 무언가에 도전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 쉽게 포기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포기하게 되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포기하게 됩니다. 이처럼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현재만 바라보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모습은 안되는 것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래에 꼭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전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게 됩니다. 열망은 비전을 자주 생각하고, 비전이 이미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할 때 더욱 커지게 됩니다. 비전을 심상화하고 자주 생각하고 느끼는 것 자체가 열망을 일으키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입니다. 

④ 끈기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열망과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되는 것보다 되지 않는 것들이 더 많고,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도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 사람은 모든 것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다른 사람은 편하고 쉽게 사업을 하는 것 같은데 왜 내 사업은 힘들고 어려운지 고민하고, 나에게만 나쁜 일들이 벌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업을 하며 생기는 고난과 역경은 피할 수 없는 것들이며, 사람은 고난과 역경을 겪고 어려움을 경험하며 단단해지고 배움을 얻습니다. 이것을 경험하지 못하면 사람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 어려움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끈기입니다. 끈기는 비전을 심상화 하고 내면에 쌓아둘 때 생기게 됩니다.

나의 내면에서는 내가 꿈꾸고 있는 비전이 이미 손에 잡히는 현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허황된다고 말해도 꿈을 포기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어려운 상황을 억지로 버티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끈기가 생겨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 말씀드린 사업에 대한 동기, 사업 비전, 성공에 대한 열망, 끈기는 다른 용어이지만 하나로 통합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현재에는 없지만 이루고 싶은 비전이 이 네 가지 요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비전을 현실감 있게 느끼고 상상하고 그 속에서 살아갈 때 열망이 생기고 끈기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창업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업에 대한 비전을 끈기 있고 열정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사람인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한 기업의 창업자가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투자는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높은 비전과 강한 열망, 지속적인 끈기를 가지고 사업을 해나가는 창업자들의 사업은 현재에는 어려워 보이더라도 결국은 사업을 성공 시킵니다. 투자 할 때 '사람을 본다'는 건 창업자의 말 속에서 이 네 가지의 자질을 살펴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꼭 확인해야 될 여섯 번째로 창업자의 무엇을 살펴봐야 할 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지연에서는 '창업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