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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성공적인 엔젤투자의 길라잡이

투자 이야기엔젤투자, 기술보다 '사업'이다

펀딩포유

2023.08.29

시대 변화에 맞춰 엔젤투자도 투자대상 기업이 바뀌고 다양해졌습니다.
2010년도 초반에는 LED·디스플레이 등 장비를 만드는 회사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바이오 기업은 '실체가 없다'라는 인식이 커 거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많은 투자가 일어났습니다. 2010년도 후반에는 플랫폼, IT기업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최근에는 AI 기술, IOT 기술, VR·AR 기술, 블록체인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술력과 특허를 가지고 있는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다양한 기술의 원천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차별적이고 독점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기업도 투자자들을 만나면 자신들의 기술이 얼마나 차별화되고 독점적인 지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러나 결론을 말씀드리면, 기술만 가지고 있는 기업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바로 이것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이란 그 목적을 위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체제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굉장히 독특하고 차별화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것입니다. 2010년 초반에는 장비 회사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한 기업이 대기업에 장비를 납품하게 되었다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투자자들은 도대체 어떤 기술을 가진 기업이길래 대기업에 장비를 납품하게 된 것인지 기대하고 궁금해 합니다. 그리고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기업이라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투자를 하게 되지요. 투자자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기업도 고무됩니다. 대기업에서 회사의 기술을 인정하고 기술을 활용하는 계약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회사도 금방 주식시장에 상장해 큰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대기업 납품을 위해 고용을 늘리고 설비를 추가 하는 등 더 큰 매출을 위해 투자합니다. 처음에는 문제없이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기업이 납품 기업의 기술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멈추고 그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납품을 위해 해왔던 제품 개발과 설비 투자가 더 이상 소용이 없게 되면서 순식간에 매출이 하락하게 됩니다.

이 경우의 문제점은 매출처가 특정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에서 계약을 중단해 버리면 사업이 실패하게 되는 즉 사업의 성패가 대기업의 손에 달려있는 굉장히 취약한 사업구조이지요. 또한 기술만 가지고 있는 기업은 영업력이 부족해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가 기술을 사용해 줄 때에야 비로소 매출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필요로 하고 있던 기술을 만들어낸 경우라면 조금 다릅니다. 펀딩포유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지**'이라는 기업이 바로 그 예시입니다. 지**의 기술은 기존의 다이캐스팅과 아노다이징이 결합된 기술로 산업계에서 불가능하다고 포기했던 기술이었습니다. 아노다이징을 할 때 금속의 표면을 깎아 가공 처리해 색을 입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생산 원가가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산업계에서는 CNC가공으로 금속 표면을 깎지 않고 붕어빵을 찍어내는 것처럼 주조법을 활용해 색을 입혀 생산한다면 엄청난 속도의 생산성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이캐스팅'과 '아노다이징'을 결합한 기술을 원했지만 누구도 그 기술을 만들어내지 못할 때 지**이 그것을 해낸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기술을 만들어낸 회사는 산업계에서 강력한 수요가 있습니다. 이미 기술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만 가능해진다면 많은 분야에 쉽게 적용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한 기술은 또 있습니다. 바로 '스트리밍 기술'입니다. 과거 스트리밍 기술이 없었을 때에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영상을 다운로드 받은 후 PC에서 재생 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기술은 다운로드 없이도 방송하는 것처럼 영상을 비트 단위로 송출시켜 사용자가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다운로드 기술 대신 스트리밍 기술을 채택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있지만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을 개발한 경우라면 시장에 영업하지 않아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술은 다른 기술에 의해 쉽게 대체 되어버립니다.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수요처가 없는 경우, 스스로 영업을 해 기술의 우수성을 계속해서 알려야 하는 경우라면 기술로 사업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를 할 때 이 기술이 시장에서 찾고 있는 기술인지 아닌 지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만 갖고 있는 기업은 사업을 잘 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들로만 구성된 회사라면 이 회사는 계속해서 기술 개발만 할 것입니다. 정부 지원 사업 등을 받아 기술을 개발했다면 개발한 기술을 영업해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영업을 해서 매출을 잘 올려줄 수 있는 회사에 의존하거나, 대기업에서 그 기술을 사용해줄 때에 비로소 매출이 나오게 됩니다. 즉 투자를 할 때에 '기술력'만 볼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시장에서 충분히 수요가 있는 지, 특별히 영업하지 않아도 다른 기업들이 쓸 기술인 지, 만약 그렇지 않은 기술이라면 어떻게 영업을 해서 이 기술로 돈을 벌 수 있을 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최근 유니콘이 된 '배달의 민족', '토스'는 기술 기업이 아닙니다. 앱 기술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지요.
과거에 '배달의 민족'이 생기기 전까지 음식점 광고는 모두 전단지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지하철 등에서 음식점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받거나 집 앞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보고 식당을 방문했었습니다. 이 사업은 홍보하는 비즈니즈, 즉 광고 비즈니스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광고 전단지를 송출하는 것이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앱 기술을 활용해 광고 전단지를 뿌리고 싶은 상인의 니즈와 좋은 맛집을 찾고 배달을 통해 식당이 나에게 오게 하고싶은 고객의 니즈가 만나 시장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스는 간편 송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소액을 송금할 때에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휴대폰 번호만 알면 터치 몇 번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도록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앱 기술을 활용해 송금 문제를 해결한 것이지요.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결국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서 고객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중요한 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기술은 기술일 뿐 기술 자체가 사업이라고 할 수 없으며,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은 기술을 잘 활용하는 기업입니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시장의 크기라고 보고 기술을 활용해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수십년 동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 체제만을 만들었다면 사업을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세상의 모든 PC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쓸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한 운영 체제를 쓰게 된 것이지요.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PC 어떤 것을 사용하든 애플 기기끼리 오퍼레이팅 시스템에 의해 서로 연동되어 고객이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든 자신이 사용한 이력들을 그대로 쓸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구현해 내거나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때 또는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해 기술을 활용 했을 때 사업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즉 투자할 때에는 기술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시장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지,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해서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지, 기술이 사용되는 시장의 크기는 얼마나 큰지 등의 관점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를 받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적자입니다. 플랫폼은 IT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진출합니다. IT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사람을 쓰지 않고 기술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사람을 적게 쓰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큰 매출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적자일 수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돈을 벌고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 초기 플랫폼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투자를 받은 후 계속해서 자금을 선집행 합니다. 그러다보니 매출은 높아지지만 수익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같이 경기가 좋지 않고 투자자가 어려워지는 시기에는 플랫폼 기업들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결국 기술을 활용해서 어떻게 사업을 해나가느냐의 문제입니다. 인텔, CPU를 사용해 사업을 하거나 하드웨어·네트워크 등 하위에서 기술 자체가 비즈니스가 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술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로, 그 이상이 되면 기술을 응용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사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이 하는 일입니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돈을 쓰는 사람들이 만족해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비즈니스가 되는 것입니다. 즉 엔젤투자를 할 때에 기술 자체를 찾는 것이 아니라 ①기술을 응용해 사람이 가진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인 지 ②사업을 담당한 팀이 사람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서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이 두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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